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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ADHD 증상 나의 대표적인 증상들

by sanmani 2022. 11. 30.

만 35세때 드디어 진단받은 성인 ADHD.

 

나는 만 35세가 되어 성인ADHD 진단을 받았다.

이 증상들이 혹시 ADHD를 의심하고 병원진단을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써 내려가 본다.

 

 

1.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약간의 안면인식 장애도 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이름을 정말 못 외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다른사람을 상처 준 일이 많았던 것 같다...

 

 

2. 내 멋대로 하고 싶은 충동이 강한데, 그걸 다른 보통사람처럼 보이려고 하는데 쓰는 에너지가 크다.

그래서 사람 많은데서 실수를 안하려고 잔뜩 긴장을 하고 신경을 쓰다가

집에오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완전히 방전이 되는 날이 잦았다

그럴때는 침대와 한몸이 되는 수 밖에 없었다.

 

 

3. 중학교 시절부터 술,담배, 클럽...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오해가 없길 바라며 적어보지만 불량 청소년도 아니었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편이었다.

술 담배가 좋아서 하는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

뭔가 항상 내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헤맸던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빠져있는 게 없으면 인생이 너무나 지루하고 무료하게 느껴졌다.

중학교 때는 밴드음악에 심취해서 매주 이대, 홍대를 누비며 공연을 다녔고

고등학교 때는 연애하느라 정신줄을 놓고 살았고 또 오타쿠처럼 일본음악과 만화책에 푹 빠져 살았다.

 

 

4. 가사일을 할 때, 이거했다가 저거했다가 하는 경향.

세탁물을 개는 도중 바닥에 먼지가 보이면 먼지청소를 했다가 설거지가 쌓인걸 보면 설거지를 하는 등.

전형적인 @(ADHD)의 작업방식인데 이래서 시간이 늘 시간이 오래걸렸다.

관심이 적고 으레 일상적으로 해야하는 루틴작업(극혐)을 할때 이런 증상들이 더욱 심했는데

결혼하고 주부가 된 나에게는 가사일이 딱 그랬다.

청소, 빨래, 설거지, 요리, 뒷정리... 지금도 싫고 괴롭다.

 

 

5. 여러가지 과제가 동시에 주어졌을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어려웠다.

그래서 항상 재미있고 흥미있는 것 부터 손을 댔고 그건 또 엄청 빨리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재미 없고 하기 싫은건 최대한 미루다가 마감이 가까워 와서야 죽을똥 살똥 했던 기억이 있다.

근데 난 또 어떻게든 해 내긴 했다.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서.

 

 

6. 책을 순서대로 읽는게 어렵다.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보통 내가 관심있는 부분만 간추려서 읽거나 챕터를 넘나들면서 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엔 거의 대부분의 독서를 전자책으로 하기 시작해서

전자책은 챕터를 넘나들며 읽는게 매우 귀찮기 때문에 그냥 처음부터 쭉 읽는다. 순서대로.

다행히 책 읽는 속도는 매우 빨라서 2-3시간 있으면 한권 뚝딱 읽는 편.

 

 

7. 정말 중요한 일정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번은 학교에서 근무할 때, 전학가는 친구가 있어서 부모님 면담까지 다 마치고 날짜까지 전달받고

위에 보고하는걸 까먹은 적도 있었다. 그떄는 진짜 온 몸에 피가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중요한걸 어떻게 까먹지? 싶은데

ADHD는 이게 일상이라서 임기응변과 문제해결력이 상승한다는 장점아닌 장점도 생긴다.
그리고 아빠 환갑을 홀라당 까먹는다던가...

 

 

8.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려서 하루에도 몇번씩
핸드폰, 안경, 열쇠 등을 찾아헤매는데 시간을 낭비함.

이게 지금 가장 내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든 고치고 싶은 증상이다.

잊어버린 물건 가지러 두번 세번 집에 다시 돌아오는 일들이 허다했다.

난 어릴때부터 이게 너무 당연했는데 결혼하고 보니까 우리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나 나갈때 같이 열쇠, 핸드폰, 지갑 세트로 복창해주고  같이 찾아준다. 고마워 남편..

 

 

9. 머릿속에 음악이 자동재생된다.

음악을 들은 날은, 다른 일 할때도, 자기 전에도, 자다가 잠깐 화장실 가러 깼을 때도 머리속에서

그날 들은 음악이 무한반복 재생되고 있다.

이게 고장난 라디오 신드롬이라고 하던데, 자극이 심해서 평소에는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근데 내가 다니는 신경정신과 로비 음악이 오르골 음악인데 

느린템포의 안정을 주는 음악이 아니라 미키마우스 마치 같은 신나는 음악이 계속 오르골로 나와서 좀 힘들었다.

대기 시간도 긴데 말이지.

 

 

10. 회의중이나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야 할 때 가만히 있는게 어렵다.

회의중에는 늘 낙서를 하거나 손톱을 뜯거나해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혼난적이 많은데,

사실 ADHD는 이렇게 뭔갈 해야(?) 집중력이 올라간다.

가만히 수업을 듣거나 가만히 회의를 참여해야 하면 십중팔구는 잠이오거나 정신이 흐려진다.

(수업이나 회의는 관심분야가 아니라 노력을 해야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

 

 

11. 배가 고픈걸 못참는다

즉각적인 욕구충족, 즉각 보상(도파민!)을 원하는 경향이 커서 그런건지,

배가 고프면 막 미치겠다. 먹고싶은게 있으면 꼭 먹어야한다.

살찌는건 덤이다.

 

 

12. 물건을 자주 떨어뜨린다. 먹을때 자주 흘린다.

물건 자주 떨어뜨리는건 이게 주의력이 부족해서 그런것 같은데

음식점 주방에서 일할 땐 뭐 맨날 기물을 떨구고 그래서 많이 고장 내 먹었던 것 같다..

실수하고 덜렁거리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시급히 고치고 싶은 부분.

먹을 때 흘리는건 정말 흘리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흘린다.

무슨.. 감각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책에서 본것 같은데 잊어버렸다.

 

 

13. 냉장고를 열었는데 왜 열었는지 까먹음

이게 반복되서 처음엔 약년성 알츠하이머를 의심했었다.

 

 

14. 유튜브를 볼 때 항상 2배속으로 본다.

지겨운 걸 못참는다. 2배속도 느리다고 생각할 때가 있을 정도.

 

 

15. 몸에 기억에 없는 멍이나 상처가 많다

주의력이 부족하니 항상 잘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내가 어디서 다쳤고 왜 다쳤는지 기억이 없는 것.

나중에 다리에 멍이 잔뜩 들어서 어 여긴 왜 이렇지???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16. 가끔 뭐에 꽂히면 밥도 안먹고 그것만 함.

과몰입도 @의 흔한 특징인데..

애프터이펙트 처음 배울때 노트북 들고가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인강을 들었는데

그거 듣고 실습하느라 그날 아침 9시에 입점해서 오후 5시에 나옴..

애기 데리러 가야 하지 않았으면 계속 했었을 것 같다. 뭐에 꽂히면 과몰입이 심하다.

하지만 질리는 것도 빠르다는게 맹점이다.

 

 

17. 핸드폰 보는 시간이 길다.

핸드폰 중독이 심각하다.

유튜브 숏츠 보다보면 1시간 순삭된다.

 

 

18. 잘 질려함

ADHD의 과몰입이 발휘되어 조금 뭐를 파고들다가..

아 대충 이런거군 싶으면 급 흥미가 짜게 식기 시작한다. 도파민 유지시간이 짧다.

근데 문제는 완성도 있게 할 줄 아는것도 아닌데 흥미는 식어서 그때부터는 지겨워서 또 못한다는 것이다.

일할 때 이게 상당히 치명적인게..

한 3-4개월은 엄청 긴장하면서 일 배우다가 이제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고
혼자서 잘 쳐내는 정도가 되면 일이 지겨워져서 정신줄 놓고 대충하다가 실수남발.

이러다 찍히기 시작하는데 이 패턴이 너무 싫어서 지금 내가 최우선으로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나중에 이 증상들을 어떻게 핸들링하고 극복하고 있는지도

포스팅으로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