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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약물 치료 부작용

by sanmani 2024. 2. 22.

ADHD 약물은 나에게 부작용만을 남겨주었다.

 

 

나는 만 35세때 육아를 하다가 우울증이 와서 ADHD를 진단받았고,

일본에서 살고있는 아줌마다.

 

일본은 정신과를 심료내과(心療内科)라고 하는데

나는 심료내과에서 간단한 자가체크로 ADHD진단을 받고 3개월 정도 약물 치료를 했다.

 

1. 아토목세틴을 처방받다.

평소에도 도파민 부족을 느끼는 편이라 각성계열인 콘서타를 처방받고 싶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비각성계열인 아토목세틴을 처방해 주셨다.

아토목세틴은 바로 약효가 나오지 않고 2주 이상 약물을 복용하면서 점점 용량을 늘리고 

천천히 약발이 올라오는 약이었는데 아토목세틴을 먹으면서 나는 상당히 괴로운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었다.

 

 

2. 아토목세틴의 부작용

아토목세틴을 복용하기 시작하자, 나는 무기력함이 심해졌다.

갑자기 인생이 너무 재미가 없어져버렸다. 

지금까지 총천연색 불꽃이 터지고 있던 내 뇌속이 갑자기 2D 흑백티비가 되어버린 것 같은 지루하고 진부한 느낌이 지속되었다.

재미가 없으니 삶의 의욕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모든 일들에 감흥이 없고 감정기복도 사라졌다. 나는 내 상태가 마치 로보트 같았다.

 

이건 일반적인 사람들의 디폴트인가 아니면 그레이존 ADHD의 부작용인가?

나는 반신반의 하면서 3개월 동안 꾸역꾸역 약을 먹었다.

약효가 듣기 시작하면서 나를 늘 괴롭히던 고장난 라디오 효과는 없어졌는데

더불어 감정기복도 없어졌고 무신경 무관심 무의욕 무감정 상태가 지속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약 복용 초반에는 구역감이 심했다.

처음에 한 보름정도는 식사를 거의 못할 정도로 속이 더부룩하고 이상했다.

아 이건 다이어트의 효과까지 가미된 약이군 하면서 오히려 좋아! 했다가

또 다른 무서운 부작용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건 바로 두통이었다.

 

나는 원래부터 편두통&긴장성 두통을 달고 사는 체질이었는데 겨우 한약으로 증상을 많이 개선시켜 둔 때에

아토목세틴으로 인해 두통빈도가 늘어나는 게 너무 공포였고 힘들었다.

편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두통은 정말 공포다.

한번 편두통 발작이 오면 정말 그 날은 아무것도 못하고 어두컴컴한 방에서 

두통이 지나가기 만을 기다려야 했다.

(나중에 편두통 고친 썰도 풀어봐야겠다.)

 

이렇게 두통에 대해 극심한 공포와 트라우마가 있는 나는

내가 먹는 이 약이 두통을 유발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더 이상 아토목세틴을 복용할 수 없었다.

 

3. 아토목세틴 3개월 복용 후 약물치료 중단.

부작용들을 등에 업고 그렇게 나의 아토목세틴 3개월의 약물치료는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후론 어떻게든 증상을 완화시켜 보려 약 없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 이후로 나는 큰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였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된다.

나는 그때 일에 대한 의욕이 넘쳐서 쓰리잡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국 음식점에서 파트로 일하던 게 상당히 스트레스가 컸다.

ADHD는 말에 필터링이 잘 안되서 생각없이 말하다 보면 꼭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곤 했는데

내가 일하던 음식점에서도 그랬다.

시급도 좋았고 일도 어렵진 않았지만 나는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에 하던 프리랜서 영상편집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4. 약물 치료 중단 후 

약물 치료를 그만 두고 아토목세틴으로 생겼던 부작용들은 거의 없어졌다.

다시 내 머릿속은 총천연색 불꽃이 터지는 꽃밭이 되었다.

여전히 흘리고 잊어버리고 덤벙댔지만 가장 큰 스트레를 주었던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조금씩 심적으로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 하던가.

ADHD에게 있어서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실 압박이며 스트레스이다.

거기다 인간관계, 일, 비지니스 등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역시 ADHD증상 또한 더욱 심해진다.

늘 마음은 살피고 무리하지 않고 나를 돌보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환경설정을 잘 해야 하는 것을 느낀다.

 

나는 재택근무를 택했다.

사람들과 더불어 부대끼며 일하는것을 싫어하지 않지만

내가 써야하는 에너지가 컸다.

재택근무를 하며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으니 일의 능률이 올라갔다.

그리고 프리랜서 형태로 하던 일들이 궤도에 올라 정사원 제의 까지 받게 되었다.

지금은 일본에서 100% 재택근무하는 정사원이 되었다.